저자소개

저자 : 박찬일
저자 박찬일은 서울서 났다. 개띠라면 58년생과 70년생, 쥐띠라면 60년생과 72년생이 전부인 줄 아는 나이다. 서울 변두리에서 살았는데, 그 동네가 바로 이문구의 걸작 『장한몽』의 무대가 된 고택골이다. 위로 누나가 둘, 아래로 여동생이 하나인 집안서 자라 닭을 잡으면 다리는 확실히 먹을 수 있었다. 그 시절, 여자들은 닭집 아저씨가 서비스로 넣어준 닭똥집이나 먹는 팔자였던 것이다. 그게 늘 뼈저리게 미안하지만 아직 누이들에게 닭값이라도 줘보지 못했다. 당연히 요리라고는 해본 일이 없고, 칼질을 못해서 누가 깎아주지 않으면 참외도 껍질째 먹곤 했다. 그런 그가 요리사가 되었으니 참 미스터리하다고 생각하는 누이들이 일부러 식당에 와서 그가 진짜 칼질을 하는지 몰래 들여다본 일도 있었다. 누이들 닭을 뺏어 먹고 키는 제법 자라 고교 때는 아마추어 대표센터를 봤다(그의 학교는 농구로 유명해서 한기범과 김유택을 배출했다). 사춘기를 묘하게 치렀다. 주로 학교에 안 가고 학교 뒷산 사하촌에서 막걸리를 마셨다. 고2 때 담배를 배웠는데 인생에서 가장 잘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결국 그걸 끊고 가장 잘한 일이라고 떠든다). 막걸리 지수가 높아질수록 성적이 곤두박질쳐서 고3 때는 담임 선생님 얼굴도 모르는 야구부와 농구부에게조차 성적이 깔리기도 했다. 어찌어찌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다녔는데, 역시 수업에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 교수들은 그를 복도에서나 만날 수 있었다고 증언한다. 친한 선후배들이 갑자기 운동을 하는 바람에 혼자 지내기 심심해서 데모하는 데도 따라가보곤 했다. 학교를 대충 마치고 취직했다. 학원사 『주부생활』 다니던 즈음 겪은 식당의 불친절에 열받아서 나중에 직접 요리를 배워 결국 식당을 차렸다. 잡지 기자로는 주위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는데 부족한 글 솜씨를 때우려고 연예인들을 협박하거나 정치인과 재벌 집 담을 넘었다. 한번은 부산에서 모 재벌 회장 집 담을 넘었는데, 글쎄 그게 그 회사 연수원으로 이미 바뀐 지 오래라 경비원에게 치도곤을 당할 뻔한 일도 있었다. 『우먼센스』를 마지막으로 기자 생활을 때려치우고 이태리로 떠났다. 요리와 와인을 배워서 한국에서 먹고산다. 지금은 홍대 앞 [라꼼마la comma]에서 셰프 오너로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