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소개

저자 한승주
광고회사 디자이너로 맹렬히 살아가고 있을 때, 서른 살이 되면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겠다며 3년 동안 여행 자금을 모았다. 나이 서른에 접어들자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유럽과 동남아를 떠돌다 돌아왔다. 하지만 그때의 여행은 또 다른 여행에 대한 갈증만 키웠다. 나는 그해 겨울 다시 네팔 행 비행기 티켓을 손에 쥐었다. 네팔을 시작으로 인도, 티베트, 파키스탄, 중국을 유랑했던 두 번째 여행은 히말라야 산맥을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도는 여정이었다. 그곳의 자연과 사람들에게 흠뻑 반해 여행은 예상치 않게 길어졌다. 8개월 동안의 히말라야 여행은 세련된 커리어우먼을 꿈꾸던 나를 수더분한 시골아줌마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갯벌을 살리자고 외치다 눈이 맞은 남편과 다시 히말라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내가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그곳에서 삶이 새롭게 시작되는 순간을 함께 맞으려는 그의 배려 덕분이었다. 결혼과 함께 속리산 자락의 괴산에 정착하여 자연 속에서 무엇이든 손으로 뚝딱 만들고 손수 먹을거리를 채취하고 기르며 도시에서 잃어버린 삶의 본능을 즐겁게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이웃에 사는 아줌마들과 마을 도서관 만드는 일에 푹 빠져 있다. 마을사람들과 책 읽는 기쁨을 함께 나누는, 보르헤스가 말했던 천국 같은 도서관을 꿈꾸는 중이다. 마을 아이들에게 읽어줄 그림책을 직접 그리고 싶은 꿈, 두 살 된 딸과 함께 언젠가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나는 꿈을 간직하며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