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상상하지 못했던 미래, 불과 모래의 재난이 온다!

조하형 장편소설『조립식 보리수나무』. 등단작 [키메라의 아침]으로 주목을 받았던 작가 조하형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보다 치밀해진 구성과 이야기 전개를 선보인다. 작가는 문장의 힘과 수사의 풍부함으로 기괴하고 비틀린 미래의 재난을 풀어놓는다.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의 근원을 ''나''로 돌리는 자기성찰적 작업을 통해 대안의 본질을 밝히고 있다.

이 소설은 1장 짝수 장, 1장 홀수 장이라는 독특한 구성 아래 펼쳐진다. 이야기는 미래의 어느 지점에서 발생한 재난으로부터 시작된다. 불의 재난으로 시작되는 ''짝수 장''과 모래의 재난으로 시작되는 ''홀수 장''에는 파국적 결말의 예감들이 가득 담겨 있다. 이러한 재난은 몽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이 아니라, 미래적이면서도 현실적이다. 강릉, 부산, 남대천 등 새로 구획된 신도시에 불과 모래의 재난이 온다.

짝수 장에는 불의 재난 속에서 낙산사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가, 홀수 짱에는 모래의 재난 속에서 낙산사를 찾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기서 ''낙산사 찾기''는 일종의 ''나 찾기''이다. 이것은 무궁한 가능성, 희망, 미래에 대한 긍정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 즉, 재난이나 미래라는 오지 않은 공포 속에서 어떤 가능성을 찾는 일을 통해 절망을 극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