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인간의 삶과 가치에 대해, 그리고 개인과 사회제도의 근원적 모순에 대해 철학적으로 탐구하며, 깊이 있게 천착해 온 작가 이현의 첫 소설집. 1988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한 지 19년 만에 펴낸 작가는 소설가 이문열의 친형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집에는 중편소설이자 표제작 [수라도]를 비롯해, 다섯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표제작 [수라도]는 주인공 ''나''를 중심으로 두 가지 이야기가 얽히며 서로 다른 두 개의 공간이 중첩된 구조로 전개된다. ''나''와 외환 위기 상황에 맞물려 ''나''의 사업을 의도적으로 파멸에 이르게 한 ''권오달'', 군 수사관 생활 끝에 모든 것을 잃은 ''박봉출'' 등 세 인물을 대칭적으로 묘사하며, 선과 악의 본질을 규명하고 있다.

단편 [시선(施善)에 대하여]는 MBC 베스트셀러극장에서 드라마로 방영된 작품이다. 이 소설은 길거리에서 흔히 마주치는 구걸 장면을 소설적 상황으로 끌어들여, 그 속에서 ''베풀기''와 ''구걸하기''라는 인간 행위의 관계를 심성에 근거하여 풀어내고 있다. [양장제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