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끌리듯 떠난 러시아에서 발견한 진정한 사랑, 진정한 자아

해체된 가족관계를 주제로 탁월한 심리묘사를 보여주는 정길연의 장편소설 『백야의 연인』. 이 소설은 자살한 친어머니가 진심으로 사랑했던 한 남자를 찾아 남자 주인공 수완이 무작정 러시아행 비행기에 오르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 수완을 비롯하여 수완의 배다른 여동생 수명, 그리고 수완의 암묵적인 약혼녀 다현, 수완이 러시아에서 만난 진실한 사랑 스베틀라나까지, 등장인물들은 모두 해체된 가족집단 사이에서 상처받은 영혼들이다. 냉정한 시선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저자 특유의 담백한 문체를 통해 등장인물들의 내밀한 심리를 객관적으로 차분하게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