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의미 있는 삶을 타진하는 ''내밀하고도 격렬한'' 메시지

[페스트]의 작가 최수철의 신작 소설집. 근 십년 간 썼고 그중 계간지에 발표했던 작품들 가운데 다시 9편을 선별해 담았다. 의식과 언어의 카오스에 내던져진 존재 확인 및 입증의 글쓰기라는 작가의 작품 세계에 근접해 있는 이번 신작의 소재는 ''진부한 일상, 일반인의 삶에서 ''각질''처럼 떨어져 나온 몸의 불안, 분열, 해체, 망상, 집착'' 들이다.

범인을 찾는 몽타주를 그리는 한 젊은 여자의 이야기인 표제작 [몽타주]를 비롯해, 소통이 불가능한, 무가치한 시대에 인간 메신저로 살았던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메신저], 삶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채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인 [확신], 독특하고 유별난 사고방식과 습벽을 지닌 미래형 인간을 그린 [채널 부수기] 등 9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몽타주』에는 의식의 움직임을 재구성하고 조립하는 작가 특유의 솜씨가 생생하게 살아있다. 그런데 끊임없이 연동과 분절운동을 하는 듯한 소설 속 화자들은 하나같이 피와 살로 다져진 몸(육체)에 한 치의 공기층도 허락하지 않고 밀착해 있다. 바로 여기서 응당 관념적인 소설인 듯싶다가도, 손끝에 닿는 생살, 맨몸의 감촉이 지극히 육화된 이야기로 귀결되는 최수철 소설의 묘미가 발견된다. [양장제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