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커피밭 사람들』은 지리학자인 저자가 지역연구를 위해 간 라틴아메리카의 코스타리카에서 만나고 2년여를 함께 생활했던 커피열매 따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커피 한 잔 값에도 못 미치는 일당을 받으며 일하는 사람들의 희로애락에 대한 시선이 담담한 문체와 어우러지며 감동을 준다. 코스타리카 커피농장에서 두 살 때부터 커피를 땄다는 갓 스무 살의 새댁 엘레나 이야기와 커피 수확철이면 불법으로 넘어와서 일당을 버는 니카라과 사람들 그 중에서도 저자와 특별한 우정을 나눈 프레디 부부의 이야기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과거이며, 지금 한국 이주노동자들의 현재이며, 또한 아직 자본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은 곳의 내일로 읽힌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삶을 성실히 살아내는, 자기 일상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저자가 느낀 경외감은, 우리에게 ‘삶’과 ‘행복’의 의미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