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고은 시인, 아내 상화를 노래하다!

세계적인 시인 고은의 53년 문학인생 최초의 사랑 시집 『상화 시편』. 이 시집은 저자의 아내 이상화에게 바치는 사랑의 시, 118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 최대의 연작시인 [만인보]를 통해 시공의 한계를 초월해 인간사를 시화한 저자는 이번 시집을 통해 자신의 삶과 문학세계를 오롯이 담아냈다. 저자는 28년 전 결혼식의 풍경과 1984년 12월 19일 아침 첫눈이 내리던 순간, 어느 날의 저녁 아내가 건네준 요구르트에 행복을 느끼는 등 사랑에 울고 웃고 감동하는 나날들을 통해 ‘하였다’도 ‘하리다’도 아닌, ‘한다’로 늘 현재 진행형인 사랑을 이야기한다. ‘수유리’, ‘벚꽃’, ‘나는 아내가 되어간다’ 등 저자가 노래하는 사랑의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저자는 저자에게 정신의 삶을 만들어주고 영감을 이끌어주는 영감의 화신이라고 이야기하는 아내 이상화가 결혼 28주년의 저녁, 저자에게 건네준 시 ‘어느 별에서 왔을까’를 시집의 시작 부분에 수록하였다. 이를 통해 저자의 이번 시집이 두 사람이 함께 만든 유무형의 결과물인 한 편 모든 이들의 사랑을 노래하는 것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사랑

사랑이 뭐냐고
문기초등학교 아이가 물었다
얼른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궁한 나머지
지나가는 새 바라보며 얼버무렸다
네가 커서 할 일이란다

돌아서서 후회막급

사랑할 때밖에는 삶이 아니란다라고
왜 대답하지 못했던가
그 아이의 어른은 내일이 이미 오늘인 것을
왜 몰랐던가

저녁 한천가
한 사내의 낚싯줄에 걸려버린
참붕어의 절망이 내 절망인 것을
왜 몰랐던가
사랑이 뭐냐고 물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