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모서리와 그늘의 삶을 짚어내는 시선!

''''타자의 작가'''' 조해진의 첫 소설집『천사들의 도시』. 중편소설 <여자에게 길을 묻다>로 2004년 ''''문예중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조해진은 차분한 목소리로 가장 소외된 사람들과 세상의 모서리를 꾸준히 그려왔다. 이번 소설집에는 타자의 가장 민감하고 고통스러운 영역까지 함께하며 타자와의 진정한 소통을 시도한 일곱 편의 작품을 수록하였다.

표제작 <천사들의 도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사를 하고 있는 ''''나''''와 잠시 귀국한 입양아 ''''너''''가 서로 이끌리면서도 언어의 틈새에서 느끼게 되는 결핍감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일주일>에서 떨어지지 않는 감기로 병원을 찾았다가 에이즈 검사를 받게 된 ''''나''''는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실종된 아버지와 사랑했던 L에 대한 기억들을 떠올린다.

<인터뷰>는 결혼 이민을 온 우즈베키스탄의 고려인 나탈리아의 내면을 인터뷰 형식으로 그렸다. 그밖에도 존재감이 사라져 가는 노숙인의 이야기를 그린 <지워진 그림자>, 망막 색소 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연극배우와 죄도 없이 감옥에서 2년을 보내고 돌아온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기념사진> 등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서툰 감상이나 과장 대신, 그들에 대한 동감의 시선을 유지한다. [양장본]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이 소설집 속 작품들은 타자를 만들어내는 폭력에 주목하고 있다. 일상에서 다가오는 폭력의 다양한 층위를 치밀하게 포착하고, 폭력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인물들은 폭력으로 인해 체념하지 않는다. 작가는 피할 수 없는 폭력에 소리 없는 몸짓으로 대항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모서리에 내몰렸어도 괜찮다고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