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꽃보다 용감한 아흔 살 언니들이 간다!

2009년 만해문학상 수상작가 공선옥의 장편소설 『꽃 같은 시절』. 2010년 계간 을 통해 네 차례에 걸쳐 연재했던 작품으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다.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은 젊은 부부 영희와 철수는 시골 마을에 터전을 잡으면서 다시 한번 희망을 품는다. 하지만 근처에 불법 쇄석공장이 들어서면서 마을은 순식간에 먼지와 소음으로 뒤덮인다. 게다가 젊은이들이 돈을 받고 공장과 협상하면서 노인들만이 남아 보금자리를 지키기 위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다. 생계 걱정과 현실적인 고민들로 동참하기를 주저하던 영희는 부조리한 세상에 분노를 느끼는 동시에 할머니들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되는데….

☞ 북소믈리에 한마디!
이 소설은 힘없는 사람들의 희생을 부르는 무분별한 개발논리를 비판하면서, 그 속에서 고통받고 아파하는 사람들에 주목하고 있다. 성실한 취재를 고집하는 작가는 할머니들과 함께 살아낸 경험을 바탕으로 생활의 단면을 가슴 찡하게 담아냈다. 또한 아흔 할머니가 ''언니''가 되고, 베트남 며느리의 시가 마음을 울리는 장면 등을 통해 세대와 혈연과 국가를 초월한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용감한 아흔 살 언니들의 소풍 같은 데모를 통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