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름조차 행방불명된 그 소녀의 지독한 성장기!

제15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최진영의 장편소설『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스스로 동심을 거부한 ''못된'' 소녀의 지독한 성장기를 통해 서늘한 현대 사회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아빠가 백칠십두 번째로 때리고 엄마가 백삼십다섯 번째로 밥을 굶긴 날, 소녀는 자신의 부모가 진짜가 아니라고 확신하고 집을 나온다. 불행한 소녀 옆을 스치는 사람들 역시 불행하다. 소녀는 그들 안에서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행복을 찾기도 하지만, 가장 행복한 순간에 버려지거나 도망치게 된다. 서울에 도착한 소녀는 자기와 비슷한 상처를 가진 친구를 만나게 되고, 자기만의 시선과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데….

☞ 북소믈리에 한마디!
소녀가 세상의 고통을 만날 때마다 혹은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행복에서 비껴서야 할 때마다 느끼는 감정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겪지만 애써 외면하는 슬픔, 박탈감, 외로움, 허무감 등이다. ''누군가가 웃으려면 누군가는 반드시 울어야 한다''는 소녀의 깨달음은 우리 사회의 잔혹한 모습을 역설하고 있다. 박범신, 공지영, 황현산 등 본심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당선된 이 작품은 신인답지 않은 문장과 이야기의 구성력, 탁월한 감수성을 높이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