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적막한 빈집, 홀로 일어서는 길 위의 노래!

등단 40년을 맞은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 김주영의 신작『빈집』. 아버지가 없는 상황 속에서 어머니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던 한 여자아이의 성장사를 그리고 있다. 노름에 빠진 어진의 아버지는 늘 집을 비우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오랫동안 집을 비울 때마다 어진을 구박한다. 아버지의 행방을 찾아나서는 어머니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어진이 혼자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 거리를 나돌던 아버지는 앓아누워 결국엔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후 집을 나간다. 혼자 남아 빈집을 지키던 어진은 그 집을 샀다는 중년 부인의 중매로 결혼을 하게 되지만, 남편과 시어머니의 핍박에 집을 나온다. 그리고 아버지가 죽기 전에 말해준 자신의 배다른 언니를 찾아가기로 결심하는데….

☞ 북소믈리에 한마디!
이 작품은 [객주], [활빈도], [천둥소리],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화척], [홍어], [아라리 난장] 등 굵직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받아온 작가가 [멸치] 이후 8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다. 전작들에서 보여준 견딤의 미학을 더욱 발전시켜 한 가족의 적막한 삶을 그려내고 있다. 늘 아무도 없이, 가진 것 없이 다시 시작해야 하는 빈집의 나날을 통해 누구나 혼자 걸어가야 하는 인생의 길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