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이 책은 루크 훌스만(Louk Hulsman et Jacqueline Bernat de Celis)의『사라지는 형벌』(문제는 형법과 형벌과 감옥 제도다) (Peines perdues. Le systeme penal en question , 파리, 1982)을 번역한 것이다. 저자인 루크 훌스만은 형벌제도를 떠받치고 있는 범죄와 형벌 개념, 이를 운영하는 검찰, 형사법원, 감옥 등의 형사사법기관 등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앞서 저자는 1부 인터뷰에서 기숙학교 시절 및 나치독일에 감금당한 경험과 그로부터 탈출과 해방의 경험, 자신이 폐지주의 사상을 정립하는 과정, 폐지주의에 입각한 네덜란드 마약 비범죄화정책 등을 개인사 및 나치의 득세와 퇴각이라는 격동의 역사 속에서 잔잔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폐지주의 사상을 성찰하는 2부는 형벌제도의 모순, 범죄 개념의 존재론적 허구성, 형사사법의 폐지와 중재조정이나 배상이나 회복 등과 같은 자율적 민사적 해결 대안들을 생활세계의 경험에 입각하여 명상록의 형식으로 잔잔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어서 독자들은 단숨에 읽어낼 수 있다.

이 책은 프랑스판 원저 내용 외에 이탈리아 붉은여단 소속으로 30년 가까이 감옥에 갇혀 있는 이탈리아판 옮긴이 서문과 폐지주의가 실제 사법제도에 매우 폭넓게 적용되고 있는 남미에서 널리 읽히고 있는 스페인판 서문과 발문 등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