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지금까지 들을 수 없었던 자살자들의 목소리를 복원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박형민이 죽음에 관한 사회학적 설명에 주된 관심을 가지고 자살에 대해 연구한 『자살, 차악의 선택』. 한국 사회가 숨기기에만 집중하느라 다루지 않아온 자살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자살''을 삶을 포기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죽음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인식하여 그들이 남긴 ''유서''를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자살자의 처지에서 그들이 겪은 실패와 절망의 경험을 되짚어본다. 자살의 성찰성은 물론, 소통 지향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특히 자살이 타인을 향해 의도를 가진 적극적 행위일 뿐 아니라, 삶과 죽음에 대해 충분히 성찰한 능동적 행위일 수 있다는 관점으로 ''소통적 자살''에 대해 고찰한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저자가 3곳의 경찰서에서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발생한 1,300여 건의 자살 사례뿐 아니라, 400여 건의 유서를 수집하여 한국 사회의 자살 문제에 대해 다룬,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 박사학위논문을 수정ㆍ보완하여 실었다. 특히 제4장에서는 자살자를 이해형, 해결형, 배려형, 비난형, 그리고 각인형 등 유형별로 나누어 살펴본다. 자살자를 영웅화하거나 자살을 미화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한국 사회에서 가장 소외된 사람들을 공감적 이해하는 방식으로, 자살자의 목소리를 복원하여 그들이 자살을 통해 남기고 싶어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자살 위험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발견하거나 돕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