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절대고독의 한 남자, 누가 그의 아내를 죽였을까?

편혜영 장편소설 『재와 빨강』. 제약회사의 직원으로 쥐를 잡는 능력을 인정받아 파견근무를 가게 된 C국에서, 아내를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쫓기다가 쥐를 잡는 임시방역원으로 일하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작가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상상력에 밀도 높은 문장으로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인간성 상실, 소통의 부재로 빚어진 절대고독을 그려냈다. 비현실적인 가상의 상황에서 현실적인 공감이라는 주제의식을 긴장감 있게 담아내 현대문명의 이면을 치밀하게 파헤친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주인공은 본국의 누구와도 통화가 성사되지 않고, ‘몰’이라 불리며 C국에 숨어사는 철저하게 고립된 인물이다. 최소한의 인간적 삶조차 보장받지 못하며 부랑 생활을 하는 주인공은 인간성 상실과 절대고독과 맞닥뜨리게 된다. 현대문명에서 일상의 사소한 부분을 삭제함으로써 벌어지는 결과가 참혹한 몰락의 길로 이어진다는 것을 실감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