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상징적인 사유로 다시 돌아온 시인 최승자!

등단 서른 해를 맞이한 최승자의 시집『쓸쓸해서 머나먼』. 격동의 80년대에 강렬한 개성과 대담한 언어 구사로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던 시인 최승자가 11년의 침묵을 깨고 펴낸 여섯 번째 시집이다. 지난 11년간 쓴 70편의 시가 담겨 있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역사의 물리적 시간이 아닌 상징적, 초현실적, 초자연적 세계를 넘나들며 자신의 안을 들여다보고 탐문한 오랜 사유의 궤적을 선보인다. 동서양의 신비주의, 융의 상징주의, 초현실주의, 문학, 심리학, 인류학 등에 두루 걸친 사유와 절제된 언어, 깊이 있는 시선과 통찰을 엿볼 수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쓸쓸해서 머나먼]

먼 세계 이 세계
삼천갑자동방삭이 살던 세계
먼 데 갔다 이리 오는 세계
짬이 나면 다시 가보는 세계
먼 세계 이 세계
삼천갑자동방삭이 살던 세계
그 세계 속에서 노자가 살았고
장자가 살았고 예수가 살았고
오늘도 비 내리고 눈 내리고
먼 세계 이 세계

(저기 기독교가 지나가고
불교가 지나가고
道家가 지나간다)

쓸쓸해서 머나먼 이야기올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