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신과 인간의 대화로 보는 서양의 역사

서구 문명의 정체성을 이루는 중요한 축인 ‘신’에 대해 다룬 역사서『신의 지문』. 이 책은 서구 문명의 비밀을 ‘신’이라는 키워드로 해석한다. 인간과 신의 대화를 통해 전개된 서구 문명의 정체를 역사적인 시각으로 살펴본다. 과연 신은 인간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고 서양문명을 어떻게 창조한 것일까. 2천 넌 서양사를 신의 흔적을 따라 추적해본다.

기독교를 탄압하던 로마 제국이 왜 기독교를 공인하고 국교로까지 삼게 되었을까. 어떻게 하여 서유럽과 동유럽이 나뉘어 다른 역사적 행보를 취하게 되었을까. 십자군 전쟁은 왜 일어났고, 이 전쟁은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중세는 또 어떻게 마감되었을까. 서유럽에서 근대 과학이 발전하게 된 사상적인 배경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는 이런 문제에 답하며 신과 인간의 길고 긴 대화와 투쟁의 역사를 기록한다.

지난 2천 년의 서구 역사를 신과 인간 사이에 벌어진 싸움의 역사로 정의하는 이 책의 저자 이상성은 비단 서구의 문제로 국한하지는 않는다. 신을 절대적인 힘을 가진 것, 인간의 이상을 실현시켜 줄 어떤 존재로 정의한다면 결코 신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는 없다. 저자는 교황을 대표로하는 중세를 거쳐 과학과 이성, 돈 등 인간의 창조물이 신의 자리에 오르는 현대사회를 비판한다. 인간 스스로의 생각과 선택, 결정, 생산물을 절대적으로 여길 때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견제할 장치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신을 향해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은 인간을 향해 열린 마음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