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네가 가장 예뻤을 때, 나는 너를 사랑했다!

존재의 내밀한 욕망과 그 근원을 들여다본 박범신의 신작 장편소설『은교』. 위대한 시인이라고 칭송받던 이적요가 죽은 지 일 년, Q변호사는 유언에 따라 그가 남긴 노트를 공개하기로 한다. 하지만 노트에는 이적요가 열일곱 소녀인 한은교를 사랑했으며, 제자였던 베스트셀러 [심장]의 작가 서지우를 죽였고, [심장]을 비롯한 서지우의 모든 작품을 이적요가 썼다는 충격적인 고백이 담겨 있었다. 이적요 기념관 설립이 한창인 시점에서 공개를 망설이던 Q변호사는 은교를 만나고, 서지우 역시 기록을 남겼다는 사실을 듣는다. 은교에게서 서지우의 디스켓을 받은 Q변호사는 이적요와 서지우의 기록을 통해 그들에게 벌어졌던 일들을 알게 되는데….

☞ 북소믈리에 한마디!
자신과 대비되는 은교의 젊음을 보며 관능과 아름다움을 느끼는 이적요, 그런 이적요의 눈빛을 깨닫고 은교에 대한 집착이 커져가는 서지우. 정에 넘치던 두 사람의 관계는 은교를 둘러싸고 조금씩 변해가며 아슬아슬하게 유지된다.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얽혀 있는 사랑을 그리고 있지만, 작가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갈망''을 이야기한다. 남자와 여자, 젊음과 늙음, 시와 소설, 욕망, 죽음 등에 대한 존재론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작품은 평생 원고지를 고집했던 작가가 처음으로 컴퓨터 자판을 사용해 쓴 소설이자, 개인 블로그에 연재하면서 한 달 반 만에 완성한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