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나는 코끼리가 아니야! 나는 짐승이 아니야! 나는 인간이라고!

1862년 영국의 한 소도시에서 태어난 기형인간, 조지프 캐리 메릭의 삶과 죽음을 그린 실화소설.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인 저자의 속도감 넘치는 빠른 전개와 탄탄한 이야기 구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동명 영화로 잘 알려진 이 이야기는 진정한 아름다움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해준다.

어른 허리통만 한 뒤통수에 꽃양배추 모양의 종양, 나무뿌리 같은 오른손에 지느러미 같은 손등을 가진 존 메릭은 다섯 살 때부터 시작된 기형 징후로 부모에게 버림을 받는다. 그 후, 부랑자 수용소와 서커스단을 전전하다 스무 살 무렵 바이츠라는 사람에게 팔려가 온갖 학대를 받으며 ''괴물쇼''에서 희대의 괴물인간으로 전락한다.

뭇사람들의 욕설과 경멸, 온갖 학대 속에 짐승처럼 살아가던 메릭은, 그를 도와준 런던병원의 외과의사 트리브스를 만나 인생의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는다. 메릭은 트리브스가 마련해준 병원 한 구석 방에서 힘겹게 자신의 지나온 세월을 들려준다. 그의 삶은 늘 공포였고, 학대와 조롱, 멸시를 당한 세월뿐이었다. 그러나 메릭은 분노와 절망에 빠지기보다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신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