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순수한 젊은 신부의 숭고한 기록!

20세기 가톨릭 문학의 정수로 평가받는 조르주 베르나노스의 작품『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어느 본당에 부임한 젊은 신부가 겪는 고통과 고뇌의 기록을 일기 형식으로 그려내었다. 교회의 부패와 관료주의 등을 앞장서 비판했던 작가는 특히 반교권주의와 무신론이 번지던 당시 프랑스 정신계의 모습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1930년대, 프랑스의 어느 작은 시골 마을 본당에 순수한 젊은 신부가 부임해온다. 그는 가난과 욕망, 육체적ㆍ정신적 나태에 빠진 마을의 모습을 목격하고 깊은 고뇌에 잠긴다. 그리고 ''악''과 싸우기 위한 용기와 힘을 얻기 위해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신부는 일기를 통해 죄악에 빠져 고통받는 영혼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과 고독까지 들여다보게 되는데….

마을의 풍경은 권태와 타성에 젖은 20세기 초반 서구의 보편적 풍경을 대변한다. 신부는 더 이상 기도를 하지 못하고 자살의 유혹까지 겪게 되지만, 결국 그것을 이겨내며 쉽게 무너지지 않는 고결한 인간의 본성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한 성직자의 섬세한 내면 성찰을 통해 신앙의 숭고함을 넘어서, 인간의 고결함을 함께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