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세계의 양심 사르트르, 그가 만난 사람들!

사르트르 자신이 후세대에게 다시 읽혀지길 바랐던『상황』시리즈 중 《상황Ⅳ: 인물론》을 번역한 『시대의 초상』. 모두 열권으로 간행된『상황』시리즈에는 백여 편의 사르트르의 글과 십여 개의 대담이 실려 있다. 2차 대전 직후부터 1976년까지 지속적으로 발표된 이 시리즈에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사르트르의 입장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모든 부분적 진실은 우리를 허위로 이끌 뿐이고, 오직 전체성만이 우리를 진실로 이끈다"라는 마르크스주의적인 신념을 가진 사르트르는, 작품을 작가 개인을 통째로 드러내는 중요한 징후로 여겼다. 즉, 작품으로부터 작가를 읽어내어 작가가 살아낸 시대 전체를 파악한다는 것이다. 작품이 ''모든 것''을 드러낸다는 조건, 다시 말해 작가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작품만이 저자의 비평적 안목에 부합되는 것이다.

1964년에 출간된 『상황Ⅳ』는 인물론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사르트르와 중요한 교감을 나누었던 작가와 예술가들의 책이나 전시회의 서문, 망자에게 헌정된 추도사, 논쟁이나 제안에 대한 답변서, 에세이와 비평 등의 다양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분량 또한 자유로워서, 몇 쪽 안되는 짧은 글이 있는가 하면, 거의 한 권 분량의 긴 글도 있다.『상황Ⅳ』에 포한된 글 중 로마와 베네치아에 관한 에세이는 ''인물론''이라는 이 책의 성격과 조금 다르기 때문에 번역에서 제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