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어수룩하고 모자란 두 청년의 사과 대행업!

재기발랄한 젊은 이야기꾼 이기호의 첫 장편소설『사과는 잘해요』. 2008년 11월부터 2009년 4월까지 ''Daum''에 연재되었던 작품으로, 활기 넘치는 서사의 힘을 과시하며 네티즌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책에서는 그 골격만을 남기고 전면 개작하여, 연재 당시의 빠른 호흡과 문체를 살리면서도 주제 의식은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켰다.

이 소설은 대신 사과를 해주는 ''사과 대행''을 소재로 사람들 속에 숨어 있는 죄와 죄의식, 부조리한 사회와 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설''에서 살다가 뜻하지 않게 사회로 나오게 된 두 청년, 시봉과 진만. 어수룩하고 모자란 그들은 사회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결국 시설에서 배운 것이자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일인 ''사과하기''로 돈을 벌기로 결심한다.

세상에는 죄도 많고, 대신 할 사과도 가득하다. 시봉과 진만은 사과를 할수록 사람들이 감추고 있는 은밀한 죄, 그리고 죄의식과 마주친다. 그들은 의뢰인들의 사건을 해결하면서 자신들의 마음에 숨어 있는 욕망을 발견하게 되는데…. 작가는 이번 소설에서도 루저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부조리한 삶과 인생의 아이러니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주인공 시봉과 진만은 이미 작가의 소설에 여러 번 등장했던 캐릭터로, 항상 사회와 제도로부터 무시당하고 조롱당하는 인물들이다. 이번 소설에서도 그들은 미성숙한 아이과 같은 상태로 ''시설''로 대표되는 사회에서 고난을 겪는다. 또한 이 소설은 자신의 죄를 외면하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죄를 돌아보라는 경종을 울린다. 조롱과 연민, 아이러니와 페이소스를 통해 죄의 속성과 본질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