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2007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금지된 사랑에 눈먼 이들이 벌이는 길고 긴 숨바꼭질을 애절한 문체로 그려낸 김진규 장편소설. 영정조시대, 엄격한 법도와 완강한 신분질서가 작동하던 그 시절, 금지된 사랑에 눈멀어 위험한 죽음충동에 몸을 맡기는 인간 군상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제13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피가 섞이진 않았지만 엄연한 오누이 사인인 희우와 난이의 금지된 사랑. 희우는 무섭도록 차가운 어머니 묘연 앞에서 차마 들어온 한성판부사 집안의 혼담을 거절하지 못한다. 그리고 무너져가는 최국에서 아버지 최약국의 병수발에 지쳐가는 향이를 사랑하게 된 여문. 그는 결국 집안의 반대로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되고, 무책임한 부성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고자 최약국을 살해한다. 하지만 향이는 제 아비가 빠진 물 속에 몸을 던져 자살하는데….

묘연, 태겸, 여문과 향이, 희우와 난이, 후인과 후평, 그리고 묘연의 오빠인 현각 스님에 이르기까지, 소설은 각 인물의 시선으로 다채롭게 서술된다. 9명의 화자는 길게는 열 번, 짧게는 한 번씩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 동안 하나의 이야기는 또다른 이야기와 엮이고 그 이야기는 더 큰 사랑의 이야기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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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인물들의 엇갈리는 이야기처럼 모든 비극은 이해와 오해 사이의 미묘한 간극에서 태어난다. 작가는 그 간극을 집요하게 붙잡고 조선 시대라는 낯선 시간에서 여러 가문과 세대에 걸친 얽히고설킨 실타래와 같은 이야기를 능숙하게 풀어내고 있다. 삼대에 걸친 근친상간의 합종연횡을 통해, 인간의 운명을 지배하는 것은 무슨 거대한 폭풍이나 파도가 아니라 잔물결의 끊임없는 일렁임일 수도 있음을 이야기한다.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 『달을 먹다』당대 작가들 인터뷰 동영상이다. 황석영, 김훈, 은희경, 박완서, 박범신, 김연수 많은 작가들이 좋은 말씀을 전해주시는 인터뷰 동영상으로, 제목을 클릭하면 만날 수 있다.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 『달을 먹다』당대 작가들 인터뷰 동영상][/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