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혼자 힘으로 묵묵하게 세상을 걸어가다!

2007년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달의 바다]의 작가 정한아의 첫 소설집『나를 위해 웃다』. 최근 2년 여 동안 발표해온 여덟 편의 소설들을 모았다. 작가는 데뷔작 [달의 바다]에서 보여준 ''삶에 대한 긍정''의 자세를 잃지 않으면서도, 더 깊어진 시선으로 우리의 삶을 이야기한다. 열린 감각과 다양한 이미지로 개성적인 소설미학을 구현하고 있다.

정한아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가족의 상실, 소통의 부재, 연인과의 이별, 현실에 대한 망각 등 저마다 상실과 결핍에서 비롯된 아픔을 지니고 있다. [나를 위해 웃다]에서 2미터가 넘도록 계속 자라고 있는 엄마는 세상의 외면에 늘 외로워한다. [마테의 맛]에서 사랑스러운 동생은 이제 ''목걸이''로 남았으며, [천막에서]에서는 한국에 남겨두고 온 연인과 통화조차 되지 않는다. [휴일의 음악]에서 감각을 모두 잃어버린 할머니는 ''과거''를 살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을 아픔을 보여주거나 떠나는 것을 붙잡는 대신, 지금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거나 깨끗하게 포기한다. 그저 현실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힘으로 서서 이 세상을 살아가려는 묵묵한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특히 작가는 곳곳에 불과 열, 물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소설의 이미지에 풍부함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