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청춘들의 가슴 아픈 노래!

역사와 사랑을 노래하는 김연수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밤은 노래한다』. 1990년대 초반에 등단하여 역사의 기록에서 누락된 수많은 개인의 아픔과 내면을 응시해온 작가가 이번에는 동만주 벌판에 묻힌 역사를 되살려냈다. 일제강점기의 1930년대 초, 저마다의 사연과 서러움을 간직한 사람들이 몰려든 북간도 땅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은 1930년대 초반 동만주의 항일유격근거지에서 벌어진 ''민생단 사건''을 모티프로 삼았다. 새로운 시대를 꿈꾼 네 명의 젊은이들과 그들의 친구인 신여성 이정희, 그리고 이정희를 사랑한 만철의 조선인 측량기수 김해연의 운명을 그리고 있다. 용정으로 파견된 김해연은 측량작업을 하면서 간도임시파견대의 중대장인 나카지마 타츠키 중위와 친해지게 되고, 박길룡의 소개로 이정희를 알게 된 뒤 그들과 종종 술자리를 가진다.

혁명조직의 일원이었던 이정희는 이 모임을 통해 토벌대의 정보를 수집하여 조직에 보내다가 발각되자, 김해연에게 어서 피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편지 한 장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마음에 품었던 여인의 죽음 이후 김해연은 조국과 이념, 혁명과 죽음에 직면하면서 세계의 복잡한 이면에 눈뜨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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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연은 이정희의 죽음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자신을 저주하며 삶을 저버리려 했지만, 다시 그 손을 따뜻하게 잡아준 또 하나의 순정에 애틋한 감정을 느낀다. 작가는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과 함께 건네받은 한 장의 편지에서 시작된 운명의 실타래를 풀어놓는다. 시적이고 밀도 높은 문장으로 진실해서 아름다웠던 사람들의 숨결과 역사를 그려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