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몰래 피운 담배 한 개비가 불러온 비극!

현대의 삶에 대한 신랄한 유머를 던지는 블랙 코미디『소녀와 담배』. 아카데미프랑세즈 신인작가상과 메디치상을 수상하며 현대 프랑스 문단을 이끄는 소설가로 주목받고 있는 브누아 뒤퇴르트르가 현대성의 모순을 날카롭게 파헤친다. 시청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고소당한 한 사십대 남성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자기기만과 위선을 그리고 있다.

정치인들은 눈에 띄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환경 이슈들을 내세우고, 아이들에게 불친절하게 대했다간 문제 있는 사람 취급을 당하는 현대 사회. 강박이라 할 정도로 청정한 삶에 집착하고 사회적 약자라며 아이들을 떠받드는 사회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십대 공무원 ''나''는 이런 사회를 조소하며 바로 옆에 유아방이 있는 시청 화장실에서 몰래 담배를 피운다.

그런데 이 일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불러온다. 남자가 흡연하는 것을 목격한 한 소녀가 그를 아동 성범죄자로 고발해버린 것이다. 그가 사실을 밝히며 무죄를 주장해도, 순진함을 연기하는 아이를 당해낼 수가 없다. 여론은 아이를 배려하지 않고 환경 보호를 내세우는 사회에 반감을 가진 그를 부도덕한 인간으로 몰아가는데….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이 소설은 자신만의 작은 자유를 추구하던 평범한 한 인간이 점차 설 자리를 위협받고 졸지에 추악한 범죄자로 몰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청정한 삶에 대한 집단적 강박과 아이들에 대한 무조건적 숭배로 인해 오히려 인간 개개인의 자리가 박탈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작가는 짧고 경쾌한 문장으로 현대의 삶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