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남과 다른 삶을 열심히 즐기는 아웃사이더의 수다!

희귀한 수면병에 걸린 20대 청춘의 일상을 그린 소설『싫어』. 독일의 주요 언론들이 주목한 신예 여성작가 클라우디아 프렌첼의 첫 소설이다. 네 시간의 각성기와 두 시간의 수면기가 번갈아 오는 ''비조직적 유형의 다상성 수면 패턴''이라는 병에 걸린 미리암. 하지만 그녀는 남과 다른 자신에 대해 좌절하는 대신, 아웃사이더의 삶을 최선을 다해 즐긴다.

처음 미리암에게 증상이 발병한 것은 초경이 시작된 열두 살 무렵.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다르지만, 미리암은 나름의 방법으로 자신만의 삶을 꾸려나간다. 그녀는 밤 세시에 빨래를 하고, 아침 일곱시에 스파게티를 먹고, 초저녁에 잠들고, 자정부터 시내를 돌아다닌다. 백화점의 양탄자 더미 사이에서, 지하철역 공구실에서, 교회 바닥에서 깨어난 적도 있다.

정상적인 사회로의 편입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미리암은 당당하게 ''싫어''를 외친다. 작가와 평론가의 입씨름을 즐기고, DJ 로랑 가르니에의 공연에 열광하고, 위층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기도 하면서 평범한 청춘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미리암에게 실망감과 배신감을 안겨준 사건이 벌어지고, 이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시기가 왔음을 깨닫는데….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작가는 도발적이고 반어적인 말투로 숨가쁘게 생각을 쏟아내는 외톨이 화자를 내세웠다. 소설은 미리암의 정신세계를 펼쳐놓은 것처럼, 그녀가 떠올리는 생각의 파편들을 보여준다. 그녀가 생각에 잠길 때마다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광고 문구나 노래 가사가 등장하기도 한다. 마이웨이를 외치는 미리암의 일상에는 20대 청춘의 쾌활함과 씩씩함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