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기자 김훈의 눈으로 들여다본 세상 이야기
인간 삶의 슬픔과 더러움, 그러나 희망!

[칼의 노래], [남한산성]의 작가 김훈이 들려주는 우리 삶의 이야기『공무도하』. 작가이기 전에 30년 가까이 기자로 활동했던 김훈이 사회부 기자생활을 하면서 만난 삶의 모습들을 그렸다. 기자의 눈으로 들여다보고, 작가의 손끝으로 풀어낸 이야기이다. 과거 안에서 현재를 이야기했던 이전의 작품들과 달리,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조그만 바닷가 마을 해망을 배경으로, 본 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관조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회부 기자인 문정수는 기르던 개에게 물려 죽은 소년의 어머니를 찾기 위해 10년 전 군인으로 복무했던 해망을 찾는다. 장철수는 베트남에서 온 후에와 함께 물밑 펄에 널려 있는, 미군 폭격기와 전투기들이 쏟아낸 포탄 껍질과 탄두를 건져올려 팔며 살아간다.

노목희는 가끔 문정수가 찾아와 혼자 늘어놓는 세상 이야기를 들어준다. 소방서에서 퇴직한 박옥출은 해저 고철 인양사업체의 전무이사가 된다. 오금자는 남편과 이혼한 후 치매 초기증세를 보이는 어머니에게 어린 아들을 맡기고 혼자 고향으로 내려가 일하다, 뉴스로 아들의 죽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사람들이 모여 또다른 사건들을 만들어내는 마을, 해망. 이 소설은 인간 삶의 먹이와 슬픔, 더러움, 비열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이 갖는 희망을 보여준다. [양장본]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공무도하''는 옛 고조선 나루터에서 벌어진 익사사건이다. 백수광부가 걸어서 강을 건너려다 물에 빠져 죽었고, 나루터 사공의 아내가 그 미치광이의 죽음을 울면서 노래했다. 강의 저편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강의 이쪽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가는 강 건너 피안의 세계로 가는 대신 약육강식의 운명이 있는 이 비극적인 세상에서 함께 살자고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