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날개가 있으면 외톨이로 지내야 하는 걸까?
판타지 문학의 대가 어슐러 K. 르귄의 동화

『날고양이들』은 판타지 문학의 대가 르귄의 동화로, 르귄이 쓴 열두 편의 동화 중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작품입니다. 남과 다르기 때문에 배척받거나 이용당하는 날고양이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 사회의 한 단면을 묘사했습니다. 재치 있는 상상력, 간결하고 우아한 문장 속에 담긴 깊이 있는 통찰은 이 책이 왜 시대와 세대를 넘어 끊임없이 사랑받아 왔는가를 짐작하게 합니다.

도시의 뒷골목 쓰레기통에서 나고 자란 셀마, 로저, 제임스, 해리엇은 모두 날개가 달린 고양이입니다. 엄마인 얼룩고양이 제인 부인은 자신의 아기들이 왜 날개가 달려 태어났는지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자신의 사랑스러운 아기들임에는 틀림이 없기에 아낌없는 사랑을 줍니다. 그러나 세상의 눈은 그렇지 못한가 봅니다. 새도 고양이도 아닌,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날고양이들은 사람들의 눈에 띌 때마다 위험에 빠집니다.

그러나 엄마 얼룩고양이 제인 부인은 자신의 아이들을 이 세상에서 강하게 키우고자 독립시킵니다. 부모 품을 떠난 날고양이 5남매는 도중에 날개 없는 고양이 알렉산더를 만나 함께 먹을 것을 구하고, 안전하게 살 집을 찾기 위해 새로운 세상과 끊임없이 부딪힙니다. 그리고 문제에 직면할 때 그것을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나가며 성장해 갑니다.

날고양이들은 동물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날개가 달렸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합니다. 개발을 이유로 건물을 부수는 사람들 때문의 보금자리를 잃기도 하고, 날고양이들을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이런 날고양이들의 모습을 통해 ‘정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있거나, 사회적으로 작고 약한 것들로 일컬어지는 존재들에게 긍정과 존중의 시선을 보냅니다.

☞이런 점이 좋습니다!
르귄은 나이가 어리거나, 여성이거나, 장애를 가졌거나, 남들과 다른 소수자로 해석될 수 있는 캐릭터를 동정하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며 성장하는 당찬 인물들로 묘사했습니다. 그를 통해 정상과 비정상, 다수와 소수의 경계에서 우리가 다른 존재들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 맺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마냥 약하거나 강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