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얽히고설킨 네 명의 열외인종 잔혹사가 펼쳐진다!

제14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주원규의 소설『열외인종 잔혹사』. 거침없는 문체와 발랄한 상상력을 높이 평가받으며 210여 편의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하루 동안 네 명의 인물들이 벌이는 소동을 그린, 웃기면서도 슬픈 잔혹극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열외인간'' 네 명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조명한다.

칠순을 넘긴 나이에도 무공 훈장을 단 군복을 입고 시국강연을 펼치는 퇴역군인 장영달, 회사에서 해고당하고 서울역에서 노숙자 생활을 하는 김중혁, 미국 어학연수도 다녀왔지만 아직 외국계 제약회사의 인턴사원인 윤마리아, 고등학교를 중퇴한 열일곱 살 청소년 기무. 11월 24일, 그들은 우연히 각자의 일로 비슷한 시간에 코엑스몰에 모이게 된다.

오후 4시, 코엑스몰에 양머리 인형을 뒤집어쓰고 손에 총을 쥔 무리들이 나타나 인질극을 벌인다. 네 주인공들은 각자 다른 관점으로 이 사태를 받아들인다. 장영달은 좌익 빨갱이 집단의 출현으로, 김중혁은 격암유록 외전에 등장한 메시아로, 윤마리아는 정규직 인사권을 가진 본부장이 속한 데이비드교의 일종으로, 기무는 게임 업체의 서바이벌 이벤트로….

☞작품 조금 더 살펴보기!
이 소설은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작가는 각 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촘촘히 구성하여, 코엑스몰이라는 하나의 장소로 모아지게 만들었다. 네 주인공들은 서로 기억하지 못하지만, 다른 상황과 장소에서 마주친다. 작가는 욕망의 상징 공간인 코엑스몰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현실에서는 힘든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들도 ''열외인간''을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