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순간순간 깊이 각인된 채 스쳐가는 이미지들!

독특한 상상력과 그로테스크한 묘사가 돋보이는 김유진의 첫 소설집『늑대의 문장』. 2004년 [늑대의 문장]으로 문학동네신인상을 수상한 김유진의 작품 아홉 편을 엮었다. 늑대와 구분되지 않는 개, 거대하고 어두운 나무, 깊이를 알 수 없는 물속, 먼 곳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등 김유진의 소설들은 낯설면서도 이미 내 안에 있는 듯한 풍경을 보여준다.

문학동네신인상 수상작인 [늑대의 문장]은 심사위원들에게 그로테스크한 풍경을 속도감 있는 단문들로 적절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날이 이례적으로 따뜻했던 어느 날, 세 명의 여자아이가 갑자기 폭사한다. 이후 폭사는 예고도 없이 전염병처럼 퍼져 나간다. 집에서 키우던 개들은 방치되거나 버려지고, 결국 늑대가 되어 사람들을 습격하는데….

그밖에도 [빛의 이주민들], [마녀], [목소리], [움], [어제], [골목의 아이], [낙타 관광], [고요] 등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각 작품에서 순간순간 깊이 각인된 채 스쳐가는 이미지들은 한데 어우러져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작가는, 그리고 이야기 속 인물들은 말하는 자가 되어 고대적이고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들을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