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영화 [글루미 선데이]에서 예술과 철학의 근원을 찾다

『멜랑콜리 미학-사랑과 죽음 그리고 예술』. 이 책은 영화 [글루미 선데이]를 기본 줄기로 우리의 삶 속에서 존재하는 예술과 철학의 의미를 고찰한 책이다. 저자 김동규는 영화의 제목, 영화가 뿜어내는 분위기, 개별 모티브, 그리고 영화음악의 선율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예술이 어떻게 사랑과 죽음으로 연결되는지를 밝힌다. 특히 이 영화에 등장하는 특이한 사랑법을 논하는 과정에서 ‘멜랑콜리’라는 결정체가 발견되는데, 이는 멜랑콜리에 관한 미학적 성찰이라기보다는 사랑과 죽음이 교차하는 심미적 감정이자 서구 예술 전체를 지배하는 근본 정조로서의 멜랑콜리를 탐구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이 책은 모두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제1부 ‘사랑의 면류관’에서는 예술과 사랑의 본질적인 연관관계를 플라톤의 에로스론을 바탕으로 풀어본다. 동시에 서양의 사랑론 저변에 놓여 있는 나르시시즘의 한계를 밝힌다. 제2부 ‘죽음의 흔적들’에서는 삶 곳곳에 침투해 있는 죽음의 자국들을 조망하고, 하이데거의 죽음론을 중심으로 서양인들이 어떻게 자유와 죽음을 연결 짓고 있는 지에 초점을 맞췄다. 마지막 제3부 ‘멜랑콜리의 노래’에서는 본격적으로 서구 미학의 주요 개념 몇 가지를 살펴봄으로써 자기중심적인 사랑과 남성적 자유를 극대화하는 죽음, 그리고 그 가운데 발생한 독특한 멜랑콜리의 정조를 분석해내고 있다.